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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미생물로 질병 진단·치료… '마이크로바이옴 시대' 활짝

2018.03.20

기업들 미생물 비즈니스 속속 비만·아토피·대장염 등 질병 우울증·자폐증 등 신경계 질환도 "미생물과 관련" 연구성과 잇따라

대변에 포함된 유익균 추출해 대장암 진단 키트… 유럽에 수출 항암제·여드름 화장품도 개발 중

 

 

 

이그젝트사이언시스 연구원이 대변 샘플을 활용한 미생물 연구를 하고 있다. 이그젝트사이언시스 제공

 

몸속 미생물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만을 치료하는 건강기능식품부터 항암제까지 활용 범위도 다양하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리 몸 안에서 공존하는 미생물은 과학자들이 오랜 세월 ‘잊혀진 장기’라고 부를 정도로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만병은 미생물로 통한다


의료계는 각종 감염을 막고 면역체계 및 대사활동을 조절하는 미생물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미생물의 생태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질병이 생겼다고 보고 균형을 되찾아 질병을 치료한다는 생각에서다. 몸속 미생물은 인간보다 10배 많은 세포와 40배 많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의 몸속에서 공존하는 미생물이 갖는 유전 정보 전체를 일컫는 말이다. 이를 통해 미생물들이 인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분석하고 이식,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한다.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유전자 해독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 유전자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유전자를 해독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비만, 아토피, 대장염 등 다양한 질병이 미생물과 관련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를 활용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항생제 내성으로 생긴 대장염을 치료하기 위해 타인의 대변 속 미생물을 이식하는 시술이 대표적이다. 서울성모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서는 위막성 대장염 환자 치료에 대변이식이 활용되고 있다.

신경계질환도 미생물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 교수는 “미생물이 많이 모여 있는 장은 ‘리틀 브레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울증, 조현병, 자폐증, 파킨슨병 등 신경계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며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이들 질병을 치료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


기업들은 진단 서비스, 치료제 개발 등 미생물을 활용한 비즈니스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세레스테라퓨틱스는 장내 미생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대장염 치료제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그젝트사이언시스는 대변으로 대장암 검진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지노믹트리는 장내 미생물이 포함된 대변으로 대장암을 진단하는 키트를 지난해 유럽 시장에 내놨다. 천랩은 일동제약과 손잡고 미생물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 치료제 개발 등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등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미생물이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항암제도 개발하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한 제품을 상용화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이 교수는 “동물실험, 세포실험 등 실험실 수준에서는 미생물을 활용한 치료 효과가 많이 검증됐지만 사람을 대상으로는 아직 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한국경제 한경헬스 http://news.hankyung.com/health/article?aid=2018032048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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